잊히지 않는 것
"당신의 능력이 부럽네요. 전 방금 본 것도 얼마 가지 않아 잊어버리거든요." "망각은 축복일세 젊은이. 얼마나 많은 것들이 나를 휘감고 있는지 아는가? 시간이 갈수록 잊히긴커녕 나를 더욱 옥죄어 온다네. 난 이제 지쳤어." 노인이 말했다. "그럴지도 모르죠. 이런,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." 남자는 일어날 채비를 했다. "무언가를 볼 때 그 이상의 것을 보도록 노력해보게. 자네가 결코 잊지 않을 형상으로 다가오도록. 나에게는 저주일 뿐이지만......" "잘 이해 안 되는군요. 전 바보라서 말이에요."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. "지갑 놓고 가지 말게." 노인이 말했다. "보셨죠? 이 정도라니까요." 남자는 지갑을 챙긴 뒤 자리를 떠났다. 그가 떠난 자리엔 한 청년과 어린아이가 환히 웃고 있는 빛바..
생각/일기
2020. 4. 18. 21:51